라면 팔아 적자 메운다고?

  •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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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수상버스 논란은 ‘적자라서 정부가 라면 같은 보조 수익원으로 메우려 한다’는 식의 자극적 표현에서 시작됐다. 하지만 이 주제는 단순히 한두 가지 숫자의 문제라기보다, 도시교통의 다층적 가치와 비용구조를 함께 살펴봐야 하는 사안이다. 현장의 길었던 운송 경로와 환승 사례를 보면, 수상버스가 갖는 매력은 분명 존재하지만, 생활권 교통수단으로서의 경쟁력은 여전히 관건으로 남아 있다.
주요 쟁점은 크게 두 축으로 보인다. 첫째, 실제 운용 비용 대비 수익이 충분한가의 문제다. 한강 수상버스의 노선은 도심 접근성을 높이고 강변의 연결성을 강화하는 의도가 있지만, 실질적인 이용률이 낮다면 고정비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둘째, 대체 교통수단과의 시간 경쟁력이다. 현장 영상에서 확인되는 여러 노선의 이동 시간을 보면, 강을 이용한 경로가 반드시 지상 교통보다 빠르지 않다. 예를 들면, 마곡에서 여의도까지의 경로는 버스·도보를 합한 총 소요가 약 55분에 이르고, 잠실에서 여의도까지도 수상버스만 이용하면 약 64분에 달한다. 반면 도보 연결·지하철 환승을 포함하면 46~41분대의 차이가 생긴다. 이러한 수치들은 수상버스가 ‘시간 효율성’ 측면에서 일상 출퇴근의 대안으로 보기에는 한계가 있음을 시사한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수상버스가 가진 경제성은 단일 도시교통 정책의 문제이기보다, 강변 도시재생과 관광, 다층적 교통망의 연결고리로 이해하는 편이 더 타당하다. 강을 따라 조성된 도보·자전거 길, 강변 상권 활성화, 수상교통 광고나 이벤트 같은 부대수익은 하나의 보완재로 작동할 수 있다. 다만 그 보완재마저도 충분한 수익으로 전환되지 않는다면, 적자 문제는 여전하고, “라면 팔아 적자 메운다”는 식의 단순 해법은 경각심도 없이 받아들여질 위험이 있다.
현장의 환승 사례를 보면, 같은 강을 이용하더라도 출발점과 도착지에 따라 맞닥뜨리는 제약이 크다. 예를 들어 마곡선착장에서 여의도선착장으로의 경로는 수상버스가 빠르지만, 환승과 도보를 합치면 총 소요가 크게 늘어난다. 잠실동 출발도 마찬가지로 수상버스 단독 이용과 지하철 환승 간의 차이가 커, ‘물길이 곧바로 교통혁신’이라는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처럼 구체적 노선의 차이는 정책이 추구하는 목표가 무엇인지 재점검하게 만든다.
여기에 London Thames의 사례로 대표되는 비교 시각도 필요하다. 템즈강의 교통 운용은 강이 도시의 일부로 기능하는 환경에서 경쟁력을 확보한 케이스도 있다. 다만 이는 강의 폭, 유량 관리, 도시의 수상 인프라 정비, 그리고 시내 중심부와의 연결성 등 다층적 요인이 잘 맞아떨어졌을 때 가능했다는 점이 중요하다. 한강의 물리적 여건, 인프라 투자 규모, 그리고 서울의 교통패턴을 고려하면 단순 모방은 어렵다는 점을 시사한다.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만큼, 이 이슈는 단정적으로 결론 내리기 어려운 사안이다. 한쪽에선 운영손실의 보전 지출과 새로운 수익 창출 방식을 병행하는 ‘보완적 정책’을 제시하고, 다른 쪽에선 수상버스의 정체성과 주된 역할이 관광·체험 중심의 서비스임을 강조한다. 또 하나의 해석으로는 강변의 도심공간 확장과 연계된 도시재생의 일부로서 수상버스가 기능하는 가능성도 있다. 이 세 가지 방향은 서로 배타적이지 않지만, 구체적 수익성이나 이용률 데이터가 뒷받침 되어야만 정책의 정밀한 방향이 나올 수 있다.
향후 과제로 남는 것은명확한 데이터의 제시다. 비용 구조, 연간 이용객 수, 구간별 수익성, 요금체계와 환승 정책의 효과성, 외부효과(대기질 개선, 교통 혼잡 완화, 관광 수요 창출) 등에 대한 투명한 공개가 필요하다. 또한 다양한 노선의 연결성 강화와 기존 지하철과의 연계, 환승 할인 정책의 정비 같은 정책적 보완도 함께 검토돼야 한다. 이처럼 정책의 목표를 명확히 하고, 실제 효과를 데이터로 확인하는 과정이 선행될 때 비로소 수상버스의 ‘가능성’을 진짜로 평가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한강 수상버스 논란은 적자 여부를 둘러싼 논쟁 그 자체보다 도시교통의 다층적 가치를 재조명하는 계기로 보인다. 루머나 과장된 표현에 휩쓸리기보단, 실제 이용패턴과 비용구조를 면밀히 들여다보고, 강변 도시재생과 교통망의 연결 고리가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는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러 가능성과 해석을 열어두되, 데이터에 근거한 판단이 뒤따를 때 정책의 방향도 더 설득력 있게 다듬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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