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여행 때문에 개싸움 유럽을 그렇게 꼭 가야 해?.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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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사이다
-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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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여자친구가 결혼 전까지 2억 가까이 모아왔는데, 신혼여행으로 유럽을 가자는 말에 남자친구가 “2억의 10프로”부터 계산하고 있다. 여기서 이미 좀 멈칫했다.
둘 다 장거리 비행 경험은 없고, 남자는 소매치기가 걱정돼서 가까운 곳에 가고 싶었다고 함. 그런데 여자친구는 유럽이 평생 한 번은 꼭 가보고 싶은 곳이었고, 허리와 목이 안 좋아 비즈니스석을 타야 하는 상황이었다. 항공권만으로도 부담이 커서 남자가 계산기를 두드린 건 이해는 된다. 유럽 여행에 둘이 1200만~1500만 원 이상 쓰는 게 가볍지는 않으니까.
근데 본인은 안 가겠다고 하면서 여자친구가 친구와 2주 가겠다고 하니 그것도 싫어함. 자기가 모은 돈으로 가겠다는데, 결국 둘이 따로 가면 돈이 두 번 든다는 이유다. 여기서부터는 여행지 문제가 아니라 여자친구의 돈과 선택까지 자기 계산 안에 넣고 싶어 하는 느낌이 강했다. 소매치기는 아무래도 나중에 붙인 핑계처럼 들림.
특히 여자친구가 평생 절약했고, 결혼 전까지 2억 가까이 모을 사람이라는 걸 알고도 “2억의 10프로”라고 말하는 게 너무 이상했다. 그 돈이 공동재산도 아닌데 수수료 떼듯 계산하는 순간, 여자친구가 얼마나 아껴 살았는지는 사라지고 지출 비율만 남는다. 돈을 잘 모으는 사람에게 이제는 좀 써도 된다고 말해주는 게 아니라, 그동안 모은 돈의 일부를 왜 쓰냐고 따지는 모양새다.
마지막엔 군말 없이 유럽에 가겠다고 했다는데, 이미 여행 가서도 물가 비싸다, 이건 아깝다 하며 계속 눈치 줄 것 같다. 차라리 자기는 근처에 가고 여자친구는 친구랑 유럽에 보내주면 될 일인데 그것도 못 받아들이는 게 더 크다. 신혼여행을 어디로 가느냐보다, 상대가 간절히 원하는 일을 옆에서 같이 기뻐해줄 수 있느냐의 문제 같음. 2억의 10프로를 끝까지 붙잡고 있는 사람과 평생 살면, 앞으로도 행복보다 계산이 먼저 나올 것 같다.